검색 키워드
통지의무,고지의무,위험변경증가,이륜차운전,무면허운전,보험계약해지,상해사망보험금,상법제652조,약관제25조,제척기간
핵심 요약 (Quick Summary)
보험계약 체결 이전부터 존재하던 이륜차(오토바이) 무면허 운전 사실은 상법 제652조 제1항의 ‘보험기간 중 위험의 현저한 변경 또는 증가’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를 이유로 한 보험계약 해지는 부적법하다.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체결 전부터 원동기장치자전거(오토바이)를 무면허로 계속 운전해 왔고, 보험기간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였다. 보험자는 상법 제652조 제1항 및 보험약관 제25조·제26조에 근거하여 계약을 해지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망인의 무면허 운전이 보험계약 체결 당시에도 존재하였던 위험이므로 ‘보험기간 중 비로소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한 위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해지를 부적법하다고 보고, 상해사망보험금 1억 원 지급을 명하였다.
자주 검색되는 질문 (FAQ)
Q1. 보험계약 체결 전부터 존재하던 위험도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 대상이 되는가?
되지 않는다.
상법 제652조 제1항은 ‘보험기간 중’에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한 경우를 규정하므로, 보험기간 전에 이미 존재하던 위험은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 대상이 될 수 있을지언정, 통지의무의 대상이나 해지사유가 될 수 없다.
Q2. 보험약관상 ‘계약 후 알릴 의무’(제25조)에 따른 해지권은 어떤 경우에 인정되는가?
계약 체결 후 비로소 이륜차를 사용하게 된 경우에만 적용된다.
보험약관 제25조 제1항은 ‘계약을 맺은 후’ 피보험자가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직접 사용하게 된 경우 서면으로 회사에 알리도록 하고 있다.
Q3. 고지의무 위반과 통지의무 위반이 경합하는 경우 법원은 어떻게 판단하는가?
법원은 상법 제652조 제1항의 문언에 근거하여, 보험기간 전에 존재하던 위험이 보험기간 중에 현저하게 변경·증가되지 않았다면 통지의무 위반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고지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상법 제651조의 제척기간(안 날로부터 1월, 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이 적용된다.
Q4. 보험계약자가 고지의무를 위반한 경우 보험자는 어떤 구제수단이 있는가?
상법 제651조에 따른 해지권(제척기간 내), 민법 제109조의 착오에 의한 취소, 민법 제110조의 사기에 의한 취소 등의 구제수단이 있다.
실무 시사점
- 고지의무와 통지의무의 구별: 보험계약 체결 전에 존재하던 위험은 고지의무(제651조)의 대상이고, 보험기간 중 새로 발생·변경된 위험만이 통지의무(제652조)의 대상이다.
- 제척기간의 중요성: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해지권은 안 날로부터 1월, 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의 제척기간에 걸리므로, 기간 경과 후에는 통지의무 위반으로 우회하여 해지할 수 없다.
- 이륜차 운전과 위험변경증가: 이륜차 운전이 보험계약 체결 전부터 계속되었다면, 보험기간 중 비로소 현저하게 변경·증가한 위험이라고 볼 수 없다.
- 민법상 구제수단: 고지의무 위반의 경우 상법상 해지권 외에도 민법 제109조(착오) 또는 제110조(사기)에 의한 취소가 가능하므로, 보험자는 다양한 구제수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판결문 원문
서울중앙지방법원 판결
| 항목 | 내용 |
|---|---|
| 사건 | 2023가단5089336 보험금 |
| 원고 | A |
| 소송대리인 변호사 백종하 | |
| 피고 | B 주식회사 |
|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리앤리 담당변호사 이혁, 전재완 | |
| 변론종결 | 2023. 10. 13. |
| 판결선고 | 2023. 11. 17. |
주문
- 피고는 원고에게 100,000,000원과 이에 대하여 2023. 3.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사건의 경위가 되는 기초사실
가. 원고와 피고의 보험계약 체결 등
○ 원고의 아버지인 망 C(이하 ‘망인’이라 한다)과 피고는 2009. 6. 25. 아래와 같은 내용의 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 보험종목: D
- 사망보험금 수익자: 법정상속인
- 피보험자: 망인
- 보험기간: 2009. 6. 25. ~ 2051. 6. 25.
- 보장내용(가입금액): 기본 상해사망(1,000만 원), 특약 상해사망(9,000만 원)
○ 이 사건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보험약관(갑 제8호증, 을 제2호증, 이하 ‘이 사건 보험약관’이라 한다) 중 쟁점과 관련되는 조항은 아래와 같다.
(보통약관)
제14조(보상하는 손해)
① 회사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에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이하 「사고」라 합니다)로 신체(의수, 의족, 의안, 의치 등 신체보조장구는 제외합니다)에 상해를 입었을 때에는 그 상해로 인하여 생긴 손해(이하 「손해」라 합니다)를 제1장(보통약관의 공통사항) 및 제2장(신체관련 보통약관)에 따라 보상하여 드립니다.
② 제1항의 상해에는 유독가스 또는 유독물질을 우연하게도 일시에 흡입, 흡수 또는 섭취한 결과로 생긴 중독증상을 포함합니다. 그러나 세균성 음식물 중독과 상습적으로 흡입, 흡수 또는 섭취한 결과로 생긴 중독증상은 포함되지 아니합니다.
제16조(사망보험금)
① 피보험자가 제14조(보상하는 손해)에서 정한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고 그 직접결과로써 사고일부터 2년 이내에 사망하였을 때에는 보험가입금액(이하 「사망보험가입금액」이라 합니다)을 사망보험금으로 수익자에게 지급합니다.
제25조(계약후 알릴 의무)
①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계약을 맺은 후 피보험자가 그 직업, 직무 또는 연령을 변경(자가용 운전자가 영업용 운전자로 직업 또는 직무를 변경하는 등의 경우를 포함합니다)하거나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 자전거를 직접 사용하게 된 경우에는 지체없이 서면으로 회사에 알리고 보험증권(보험가입증서)에 확인을 받아야 합니다.
제26조(알릴 의무 위반의 효과)
① 회사는 아래와 같은 사실이 있을 경우에는 손해의 발생여부에 관계없이 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 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이들의 대리인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제24조(계약전 알릴 의무)를 위반하고 그 의무가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
- 뚜렷한 위험의 증가와 관련된 제25조(계약후 알릴 의무) 제1항에서 정한 계약후 알릴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을 때
(상해사망·후유장해 특별약관)
제2조(보상하는 손해)
회사는 보험증권(보험가입증서)에 기재된 이 특별약관의 피보험자가 보험증권(보험가입증서)에 기재된 이 특별약관의 보험기간(이하 「보험기간」이라 합니다) 중에 보통약관 제2장(신체관련 보통약관) 제14조(보상하는 손해) 제1항에서 정한 상해를 입었을 때에는 이 특별약관에 따라 보상하여 드립니다.
제3조(사망보험금)
① 회사는 피보험자가 보통약관 제2장(신체관련 보통약관) 제14조(보상하는 손해) 제1항에서 정한 사고로 신체에 상해를 입고 그 직접결과로써 사고일부터 2년 이내에 사망하였을 때에는 보험증권(보험가입증서)에 기재된 이 특별약관의 보험가입금액을 사망보험금으로 수익자(수익자의 지정이 없을 때에는 피보험자의 상속인)에게 지급합니다.
제5조(준용규정)
이 특별약관 및 상해관련 특별약관 일반조항에서 정하지 아니한 사항은 보통약관 제1장(보통약관의 공통사항) 및 제2장(신체관련 보통약관)을 따릅니다.
○ 원고와 피고는 2019. 5. 24. 보험료 수금방법 변경에 따라 이 사건 보험계약자를 망인에서 원고로 변경하고, 사망보험금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에서 원고로 변경하였다(다만, 피보험자 등 나머지 보험계약의 내용은 변경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나. 망인의 사망사고 발생 등
○ 망인은 2019. 9. 9. 16:30경 목포시 남농로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앞 도로를 원고 소유로 등록된 (차량번호 1 생략) 오토바이(이하 ‘이 사건 오토바이’라 한다)를 운전하고 가다가, 이 사건 오토바이의 앞바퀴 부분이 도로 중앙에 설치된 화단의 연석(緣石)에 부딪히면서 도로에 넘어졌다(이하 ‘이 사건 교통사고’라 한다).
○ 망인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열린 두개 내 상처가 없는 외상성 지주막하출혈 등의 상해를 입었고, 2019. 9. 9.부터 같은 해 10. 16.까지, 같은 해 11. 8.부터 2020. 1. 6.까지, 같은 해 7. 7.부터 같은 달 17.까지, 같은 해 12. 24.부터 2021. 4. 26.까지 E병원, F병원 등에서 입원치료를 받았으며, 2021. 5. 17. E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다가 뇌출혈, 흡인성 폐렴으로 사망하였다.
다. 원고의 보험금 청구와 소제기 등
○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 이후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근거하여 상해보험금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망인이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이 사건 오토바이를 탔던 사실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관련 서류 제공 등의 협조를 요청하였고, 그 협조가 늦어지는 동안 망인이 사망하였다.
○ 원고는 망인의 사망 이후 피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근거하여 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하였다.
피고는 2021. 5. 28. 원고의 협조를 받아 원고가 경찰에서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해한 진술이 적힌 진술조서(을 제5호증) 사본(寫本)하고, 같은 해 6. 18. 망인의 운전경력증명서(을 제3호증), 이 사건 오토바이에 관한 교통위반 경력(을 제4호증) 등의 정보를 확인하였다.
○ 피고는 망인의 운전경력증명서 등의 정보를 통해, 망인이 1985. 9. 28.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를 취득하였다가 2007. 2. 21. 그 운전면허가 취소되었음에도, 2008. 8. 14.과 2015. 8. 7. 그리고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 없이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하다가 적발된 사실을 확인하였다.
○ 피고는 2021. 6. 28. 원고에게 아래와 같이 망인이 이 사건 보험약관 중 보통약관 제25조 제1항을 위반하였다는 사유 등을 들어 같은 약관 제26조 제1항 제2호, 상법 제652조 제1항에 근거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내용이 적힌 내용증명 우편(을 제3호증)을 발송하였다.
피고가 발송한 내용증명 우편에는 아래와 같은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 故 C 님에게 상기 보험계약 가입 후 「계약 후 알려야 할 사항」에 따른 위험변경 사항(이륜차 계속적 사용)에 대해 통지하지 않으셨으므로, 약관 상 「계약 후 알릴 의무」 조항에 의거 상기 계약이 해지됨을 알려 드립니다. 단, 반대증거가 있는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 피보험자가 보험가입 이후 이륜차를 계속 운행하였으나 당시에 이를 알리지 않은 사실이 확인 되었습니다. 이는 약관에서 정한 계약 후 알릴 의무 위반사항에 해당하고, 당시 알았다면 계약의 유지나 조건을 달리하였을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여 상기 조항에 의거 본 계약을 해지하며 금번 청구 하신 보험금은 부득이 보상하여 드리지 못함을 알려 드립니다.
이 내용증명 우편은 2021. 6. 29. 원고의 가족에게 배달되었다.
○ 원고는 피고가 보험금 청구를 거절하자, 2023. 3. 17.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 근거하여 망인의 사망사고로 인한 상해사망보험금 합계 1억 원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이 사건 소장 부본은 2023. 3. 23. 피고에게 송달되었다.
(인정 근거)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당사자가 명백히 다투지 않는 사실, 갑 제28호증, 을 제18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쟁점 및 판단1
가. 쟁점의 정리
-
피고는 망인이 이 사건 교통사고로 상해를 입어 사망한 사실을 다투지 않고, 망인의 사망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장사항 중 기본 상해사망과 특약 상해사망의 보험사고에 해당한다는 점도 인정한다(피고의 2023. 5. 2. 자 준비서면 제2쪽 참조).
-
피고는, 피고가 이 사건 보험약관 중 보통약관 제26조 제1항 제2호, 상법 제652조 제1항에 근거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였다고 주장하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에 관하여 보통약관 제26조 제1항 제2호 등에 따른 피고의 해지권이 인정되는지가 1차 쟁점이다.
-
다음으로,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 관하여 보통약관 제26조 제1항 제2호 등에 따른 피고의 해지권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피고 측이 망인에게 피고 해지권 발생의 요건이 되는 이 사건 보험약관 중 보통약관 제25조 제1항을 구체적이고 상세하게 설명하지 않았으므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법’이라 한다) 제3조 제4항에 따라 피고가 보통약관 제25조 제1항을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보통약관 제25조 제1항이 약관법 제3조 제3항에 따른 설명의무의 대상이 되는지, 그리고 피고 측이 그 설명의무를 이행하였는지가 2차 쟁점이다.
나. 피고의 해지권 인정 여부
1) 상법 제652조 제1항에 근거한 해지권 관련
가) 참조 법령 등
(1) 참조 법령
상법 제651조(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계약해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자가 계약당시에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한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652조(위험변경증가의 통지와 계약해지)
①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는 지체없이 보험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이를 해태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② 보험자가 제1항의 위험변경증가의 통지를 받은 때에는 1월내에 보험료의 증액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제653조(보험계약자 등의 고의나 중과실로 인한 위험증가와 계약해지)
보험기간 중에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보험수익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때에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부터 1월내에 보험료의 증액을 청구하거나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2) 참조 법리
○ 보험계약자 등의 고지의무에 관한 상법 제651조와 통지의무에 관한 상법 제652조 제1항, 그리고 보험계약자 등의 고의 등으로 인한 위험증가에 관한 상법 제653조의 문언(文言) 등에 근거하면, 상법 제652조 제1항, 제653조에서 정한 ‘위험의 현저한 변경 또는 증가’는 보험기간 중, 즉 보험계약이 성립한 이후에 위험이 실제로 변경 또는 증가한 경우이어야 한다. 따라서 보험기간 전에 있던 위험은 상법 제651조에 따른 고지의무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언정, 상법 제652조 제1항에 따른 통지의무의 대상이나 상법 제653조에 따른 해지사유가 될 수 없다.
○ 상법 제652조 제1항, 제653조에서 정한 ‘위험의 현저한 변경 또는 증가’는, 그 정도의 위험이 계약 체결 당시에 존재하였다면 보험자가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거나 또는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으리라고 생각되는 정도의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를 뜻하는 것으로서, 어떠한 상태의 발생이나 변이가 여기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인정·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1다23743, 2375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는 일시적인 것으로는 부족하고 계속되어야 한다(대법원 1992. 11. 10. 선고 91다32503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인 판단
(1) 일반적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 운전은 보험 인수 여부 또는 보험료율 산정에 영향을 미치는 점,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청약서(을 제9호증)에 망인의 오토바이 소유·관리·사용 여부를 묻는 질문이 있었고, 망인은 운전하지 않는다고 답변한 점 등에 근거하면,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의 운전은 상법 제652조 제1항, 제653조에 정한 위험의 현저한 변경 또는 증가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많기는 하다.
(2) 하지만 아래와 같은 이유에 근거할 때, 망인이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운전하였다는 사정은 상법 제652조 제1항, 제653조에 정한 위험의 현저한 변경 또는 증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 피고가 망인의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 운전이 상법 제652조 제1항에 정한 위험의 현저한 변경 또는 증가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아래와 같다.
- 망인은 2007. 2. 21.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가 취소되었음에도, 2008. 8. 14., 2015. 8. 7. 그리고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원동기장치자전거를 무면허로 운전하였다. 그리고 망인은 다른 운전면허를 취득한 적이 없다.
- 원고는 피고에게 제출한 ‘사고경위 및 보험가입 질문서’(을 제6호증)에서, 망인이 ‘G’이라는 상호의 부식(副食)가게를 운영하다가 2011년~2012년에 건강 문제로 이를 아들인 원고에게 넘겨주었고, 원고가 이때부터 G을 운영하고 있다고 진술하였다.
- 원고는 이 사건 교통사고에 관해 경찰에서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진술하였다.
문 : C이 진술인의 오토바이를 운전한 이유가 있나요
답 : 아버지가 6년 전에 위암수술을 하신 후, 일반음식물은 소화가 안된다며 자기가 손수 소화잘되는 자기에게 맞는 음식물을 구입해서 드셨는데 그날도 H마트에 간다며 제 오토바이를 빌려 타고 나가셨는데 사고위치로 봐서 돌아오는 길에 사고 난 것 같습니다
문 : 운전한 거리는요
답 : 제가 목포시 I시장 내 G을 운영하는데 그날도 가게에서부터 H마트를 들려 사고지점까지 운전을 한 것 같습니다
문 : 진술인은 C의 운전면허가 없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답 : 청에 말했듯 아버지 면허가 취소된 사실을 몰랐습니다, 알았다면 운전을 못하게 했을텐데, 한번도 그런 말을 듣지 못했습니다
- 원고는 2016. 8. 19.부터 2019. 8. 20.까지는 (차량번호 2 생략) 오토바이를, 같은 날부터는 이 사건 오토바이를 각각 소유하고 있다.
- 망인은 2007. 2. 21.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가 취소된 뒤에도 2012년경까지 G의 운영을 위해서 (무면허로)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운전하였을 것으로 보이며, (2012년경 이후에도) 망인에게 맞는 음식을 직접 사기 위해 G에 와서 원고 소유 오토바이를 운전하여 H마트에 갔던 것으로 보인다.
- 따라서 망인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에도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계속적으로 직접 운전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 그런데 망인이 2007. 2. 21.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가 취소된 뒤에도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까지 (무면허로)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계속하여 (직접) 운전하였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무렵에도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계속하여 운전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사실관계를 이렇게 인정한다면, 망인의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 운전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에도 존재하였던 위험이라고 보아야 하고,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기간 중에 (비로소)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한 위험이라고 볼 수 없다.
○ 다른 한편, (앞서 본 피고의 주장과 달리)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직접 운전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더라도, 기록상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 특정시점부터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계속하여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
먼저, 망인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부터 2011년~2012년까지 G을 계속 운영한 것으로 보이므로, 만일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운전하지 않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에도(출퇴근 및 주문물품 배달용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운전하지 않았다고 추정함이 합리적이다.
또한, 망인이 2015. 8. 7. 그리고 이 사건 교통사고 당시 원동기장치자전거를 무면허 운전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 특정시점부터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계속하여 운전하였다고 추정·인정하기에 많이 부족하다.
그 밖에 기록상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 특정시점부터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계속하여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3) 피고는 상법 제652조 제1항(또는 제653조)에 근거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2) 이 사건 보험약관에 근거한 해지권 관련
앞서 본 기초사실 등에 근거하면, 피고가 이 사건 보험약관 제25조 제1항, 제26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위해서는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을 맺은 후 (비로소) 이륜자동차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직접 사용하게 되었어야 한다.
하지만, 선행 쟁점에 관한 판단에서 보았듯이, 기록상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 특정시점부터 원동기장치자전거 또는 오토바이를 계속하여 운전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피고는 이 사건 보험약관 제25조 제1항, 제26조 제1항 제2호에 근거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다. 소결론
망인의 사망은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기본 상해사망 보험금과 특약 상해사망 보험금의 지급사유인 보험사고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보험금 합계 1억 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23. 3. 24.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령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법원은 1차 쟁점에 관한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에 2차 쟁점을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여야 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4. 보론
가. 피고가 변론종결 후에 제출한 법리적 주장 요약
피고는 이 사건 변론종결 후에 제출한 2023. 11. 10. 자 참고서면에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9. 4. 19. 선고 2017나86240 판결을 인용하면서,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전부터 이륜자동차를 계속적으로 사용하여 왔다고 하더라도 보험기간 동안 망인이 준수하여야 할 통지의무가 당연히 면제된다거나, 망인이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이후에도 이륜자동차를 계속적으로 사용하였다는 사실이 보험계약 체결 당시나 그 이전에 존재한 사유에 편입되어 상법 제651조의 (적용) 대상에 흡수된다고 볼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다.
나. 이 법원의 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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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토하건대, 피고의 위 법리적 주장은 아래와 같은 이유에서 받아들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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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고의 위 법리적 주장은 상법 제652조 제1항의 문언 등에 명백하게 어긋난다.
상법 제652조 제1항은 ‘보험기간 중’에 위험의 현저한 위험의 ‘변경 또는 증가’가 있은 때에 통지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보험기간 전에 또는 보험계약이 체결될 때까지 발생한 위험변경증가 사유는 상법 제651조에 정한 고지의무의 대상이다. 상법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가 인정되려면 보험계약이 체결되거나 보험계약에서 따로 정한 보험기간이 시작된 후에 그 전에는 없던 위험의 현저한 ‘변경 또는 증가’가 있어야 한다. ‘변경’ 또는 ‘증가’라는 단어가 종전(從前)과 달라짐을 의미한다는 점에서도 보험기간 전의 위험과 보험기간 중의 위험이 같거나 적어도 현저하게 변경·증가되지 않았다면 상법 제652조 제1항이 적용될 수 없다.
또한, 보험기간 이전에 존재하던 위험이 보험기간 중에 현저하게 변경·증가되지 않은 것에도 제652조 제1항을 적용한다면, 보험계약자 등의 통지의무가 인정되는 시점(始點)이 언제인지가 분명하지 않게 된다. 보험계약자 등은 사고발생의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을 안 때에 통지의무를 지게 되는데, 위험이 현저하게 ‘변경 또는 증가된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모름지기 법(法)은 원칙적으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하여 동일한 구속력을 갖는 사회의 보편타당한 규범이므로 법의 표준적 의미를 밝혀 객관적 타당성이 있도록 해석하여야 하고, 가급적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법해석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구체적 타당성을 찾는 데 두어야 한다. 나아가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야 하므로(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6다81035 판결, 대법원 2021. 3. 18. 선고 2018두4726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법문언에 명백히 어긋나는 법해석은 택(擇)할 수 없다.
- 피고가 인용한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86240 판결은, “보험기간 중에 이륜자동차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 통지의무를 부담한다”는 규정을 “보험기간 이전부터 이륜자동차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된 경우에는 통지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라고 해석하는 것은 보험기간의 통지의무 외에 이에 앞선 체약과정에서 고지의무까지 위반한 보험계약자가 통지의무 위반에 그친 보험계약자에 비하여 오히려 의무 위반의 제재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부당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하지만, 보험기간 이전부터 이륜자동차를 계속적으로 사용하는 보험계약자 등이 상법 제651조에 정한 고지의무를 부담하는 것,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보험자의 보험계약 해지는 고지의무 위반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 보험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 내에 하여야 한다(상법 제651조 본문). 이는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보험계약 해지 여부를 신속하게 확정시킴으로써 법률관계를 안정시키기 위하여 해지권의 행사기간을 둔 것이다. 1월 또는 3년의 기간은 제척기간이므로(대법원 2000. 1. 28. 선고 99다50712 판결 등 참조),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한 해지권은 위 기간 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한다.
만일 보험기간 이전에 존재하던 위험이 보험기간 중에 현저하게 변경·증가되지 않았는데도 상법 제651조와 제652조 제1항을 중첩적(重疊的)으로 적용한다면, 상법 제651조에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해지권에 관하여 제척기간을 둔 취지를 살리지 못하게 된다.
예컨대, 보험계약자 등이 보험계약 청약 또는 체결 전부터 위험의 ‘존재’를 알고 있었고, 이 경우도 상법 제652조 제1항이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보험계약자 등은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와 제652조 제1항의 통지의무를 중복하여 지게 되고, 보험자는 보험계약자 등의 고지의무 위반과 통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보험자가 상법 제651조에 근거하여 행사하는 해지권은 보험계약자 등의 고지의무 위반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의 제척기간과 (보험)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의 제척기간에 걸리는 반면, 상법 제652조 제1항에 근거하여 행사하는 해지권은 보험계약자 등의 통지의무 위반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의 제척기간에만 걸린다. 하지만 이 때 보험계약자 등의 고지의무 위반과 통지의무 위반은 실질적으로 같은 의무 위반을 내용으로 하는데도, 보험자는 (보험)계약 체결일로부터 3년이 지났더라도 보험계약자 등의 통지의무 위반을 안 날로부터 1월 내에는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 한편,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86240 판결이 판시하듯이, 보험 가입 이전부터 보험 가입 이후까지 보험계약자 및 피보험자가 이륜자동차를 계속적으로 사용하였음에도 보험자에게 이륜자동차의 운전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면, 보험자로서는 보험계약자의 의무위반으로 보험사고를 높이는 위험을 알지 못한 상태에 빠진 것이고, 그러한 상태에서 피보험자가 이륜자동차를 계속적으로 운전하여 객관적으로 위험이 높아진 결과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같이 보험계약의 중요한 사항에 대한 불고지·부실고지는 보험계약자 또는 보험자가 어떠한 주관적 요건을 구비하는가에 따라 상법상 고지의무 위반을 구성할 수도 있고 민법상 사기·착오를 구성할 수도 있다. 즉, 보험계약자가 불고지·부실고지된 사실 자체 및 그것의 중요사항 해당성을 알거나 중과실로 알지 못하고 불고지·부실고지를 하면 상법 제651조의 고지의무 위반이 되는데, 나아가 보험계약자가 애초부터 보험자를 기망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할 의사로 중요한 사항을 불고지·부실고지하면 민법 제110조의 사기가 인정될 수 있고, 보험계약자에게 보험자를 기망할 의사는 물론 불고지·부실고지에 대한 과실조차 없더라도 보험자가 불고지·부실고지에 의하여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착오에 빠졌다면 민법 제109조의 착오가 인정될 수 있다.
이때 보험자는 제109조에 근거하여(대법원 2003. 11. 13. 선고 2001다33000 판결, 대법원 2013. 6. 28. 선고 2013다5121 판결 등 참조) 또는 민법 제110조에 근거하여(대법원 1998. 6. 12. 선고 97다53380 판결, 대법원 2017. 4. 7. 선고 2014다234827 판결 등 참조) 보험계약을 취소할 수 있으므로, 보험계약 체결 과정에서 고지의무를 위반한 보험계약자가 통지의무 위반에 그친 보험계약자에 비하여 의무 위반의 제재로부터 자유롭게 되는 상황은 많이 줄어들게 된다.
- 이상의 이유로, 이 법원은 서울중앙지방법원 2017나86240 판결과 다른 견해에서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판사 이현종
관련 판례
Footno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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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법원이 이 판결에서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않는 쟁점에 관한 당사자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