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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시설명의무,고지의무위반,전화보험모집,계약해지무효,청약서서명위조,당뇨병,고혈압,뇌혈관질환진단비,통신판매계약,증명책임

핵심 요약 (Quick Summary)

보험모집인이 보험계약자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전화로만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고지의무란)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보험회사는 그 고지의무를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 또한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도 없다.

원고가 당뇨병·고혈압 병력을 고지하지 않고 보험계약을 체결하였다. 이러한 사안에서 법원은 보험모집인 E가 원고를 직접 대면하지 않고 전화로만 가입절차를 진행하였고 청약서에 대한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였다는 증명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청약서 서명도 원고의 필적과 상이하고, 통화녹음 등 설명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도 제출되지 않았다. 따라서 피고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원고와의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유효한 보험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12,518,140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자주 검색되는 질문 (FAQ)

Q1. 보험회사가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경우 해지권이 제한되는가?

제한된다. 보험자가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 내용을 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 계약자가 그 약관에 규정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더라도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약관에 기재된 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진다(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6다277200 판결, 대법원 1996. 4. 12. 선고 96다4893 판결 참조).

Q2. 전화보험계약에서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계약자의 동의를 받아 전화로 청약내용·보험료납입·보험기간·계약 전 알릴 의무·약관의 중요한 내용 등을 질문하거나 설명하고, 그 답변과 확인내용을 음성녹음하여야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본다.

이 사건 보험약관은 통신판매계약(전화·우편·인터넷 등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체결하는 계약)의 경우 위와 같은 방법으로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따라서 전화모집 시에는 음성녹음 등 설명 사실을 입증할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

Q3. 청약서 서명이 원고의 필적과 다를 경우 명시·설명의무 이행으로 볼 수 없는가?

볼 수 없다. 감정 결과 청약서의 자필 서명이 원고의 필적과 상이하여 원고가 청약서에 서명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원고 명의 휴대전화 인증 절차가 있었다는 점만으로는 원고에게 청약서가 전송되었다거나 고지의무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Q4. 이 사건에서 2019. 8. 2.자 고혈압 미고지도 고지의무 위반인가?

아니다. 원고는 2019. 8. 2.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 의심된다는 결과를 받았을 뿐이므로, 이를 고지의무란이 규정한 ‘질병확정진단’ 또는 ‘질병의심소견’으로 볼 수 없다.

따라서 고혈압 미고지에 관한 피고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실무 시사점

  1. 전화보험의 명시·설명의무: 보험모집인이 전화로만 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음성녹음 등을 통해 고지의무를 설명한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보존해야 한다.
  2. 청약서 서명 확인: 청약서 서명 부분이 보험계약자의 필적과 상이한 경우 명시·설명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대면 없는 보험의 위험성: 보험모집인이 보험계약자를 대면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고지의무 설명 내용을 실질적으로 알리기 어렵다.
  4. 설명의무의 증명책임: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였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보험자(보험회사)에게 있다.

판결문 원문

서울중앙지방법원 제33민사부 판결

항목내용
사건2022가합534701 보험계약해지무효
원고A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태우
피고B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앤인
담당변호사 경수근, 설재욱, 임지원, 여환희, 하상수
변론종결2024. 6. 27.
판결선고2024. 7. 18.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12,518,14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3.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주문과 같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의 기존 병력

원고는 2019. 8. 2. C의원을 내원하여 시행한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 의심된다는 결과를 받았고, 2019. 10. 25. 및 2019. 11. 11. D내과의원에서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은 비케톤성 당뇨병’으로 통원하며 진료를 받았다.

나. 원고와 피고 사이의 보험계약체결

  1. 원고는 2019. 12. 4. 보험모집인 E를 통하여 피고와 사이에 각 피보험자를 원고로 하여, ① 보험기간을 2019. 12. 4.부터 2029. 12. 4.까지로 정하여 뇌혈관질환 진단비, 뇌졸중 진단비 등을 보장하는 내용의 ‘F’ 보험계약, ② 보험기간을 2019. 12. 4.부터 2034. 12. 4.까지로 정하여 질병이나 상해 통·입원 실손의료비 등을 보장하는 내용의 ‘G’ 보험계약(위 각 계약을 통틀어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약관(이하 ‘이 사건 보험약관’이라 한다)에는 다음과 같은 ‘계약 전 알릴 의무’에 관련된 내용이 있다.

14. 계약 전 알릴 의무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는 청약할 때(진단계약의 경우에는 건강진단 할 때를 말합니다) 청약서에서 질문한 사항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실을 반드시 사실대로 알려야(이하 ‘계약 전 알릴 의무’라 하며, 상법상 ‘고지의무’와 같습니다)합니다.

※ 상법 제651조(고지위반으로 인한 계약 해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중요한 사항을 고지하지 아니하거나 부실의 고지를 한때는 보험자는 그 사실을 안 날로부터 1월내에, 계약을 체결한 날로부터 3년내에 한하여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 그러나 보험자가 계약 당시에 그 사실을 알았거나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 한때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상법 제651조의2(서면에 의한 질문의 효력)

보험자가 서면으로 질문한 사항은 중요한 사항으로 추정한다.

보험청약 시 보험회사의 요구에 의하여 보험계약자가 작성하는 질문표에 기재된 질문사항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보험계약에 있어서의 중요한 사항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질문표에 사실과 다르게 기재하였다면 보험자는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16. (알릴 의무 위반의 효과)

① 피고는 아래와 같은 사실이 있을 경우에는 손해의 발생 여부에 관계없이 이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1.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14.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위반하고 그 의무가 중요한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

② 제1항 제1호의 경우에도 불구하고 다음 중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피고는 계약을 해지할 수 없습니다.

  1. 피고가 최초 계약 당시에 그 사실을 알았거나 과실로 인하여 알지 못하였을 때
  1. 보험설계사 등이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고지할 기회를 주지 않았거나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실대로 고지하는 것을 방해한 경우,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게 하였거나 부실한 고지를 권유했을 때. 다만, 보험설계사 등의 행위가 없었다 하더라도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사실대로 고지하지 않거나 부실한 고지를 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④ 위 제1항 제1호에 의한 계약의 해지가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한 후에 이루어진 경우에 피고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습니다.

  1. 이 사건 보험계약청약서(이하 ‘이 사건 청약서’라 한다)의 ‘계약 전 알릴 의무사항’란(이하 ‘이 사건 고지의무란’이라 한다)에는 원고가 아래 각 질문에 모두 ‘아니오’라고 답변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1. 최근 3개월 이내에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건강검진 포함)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의료행위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1. 질병확정진단 2) 질병의심소견 3) 치료 4) 입원 5) 수술(제왕절개포함) 6) 투약

※ 질병의심소견이란 의사로부터 진단서 또는 소견서를 발급받은 경우를 말합니다.

※ 투약이란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하는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서 실제로 약을 구입하지 않았어도 기재해야 합니다.

  1. 최근 5년 이내에 아래 10대 질병으로 의사로부터 진찰 또는 검사를 통하여 다음과 같은 의료행위를 받은 사실이 있습니까?

〈10대 질병〉 ① 암 ② 백혈병 ③ 고혈압 ④ 협심증 ⑤ 심근경색 ⑥ 심장판막증 ⑦ 간경화증 ⑧ 뇌졸중증(뇌출혈, 뇌경색) ⑨ 당뇨병 ⑩ 에이즈(AIDS) 및 HIV 보균

(실손의료비 가입시 체크) ⑪ 직장 또는 항문 관련 질환-치질, 치루(누공), 치열(찢어짐), 항문 농양(고름집), 직장 또는 항문 탈출, 항문출혈, 항문궤양

  1. 질병확정진단 2) 치료 3) 입원 4) 수술 5) 투약

다. 원고의 보험금 청구와 피고의 이 사건 보험계약 해지 통보

  1. 원고는 2021. 8. 11. H병원에서 ‘상세불명의 뇌경색증’ 진단을 받고, 2021. 8.경부터 2022. 8.경까지 치료비로 3,857,510원을 지출하였다.
  2. 원고는 피고에게 위 뇌경색증의 진단과 치료비에 관하여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였다. 그러나 피고는 2022. 4. 6. 내용증명우편을 통하여, ‘원고는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전인 2019. 10. 25. 및 2019. 11. 11. D내과의원에서 당뇨병으로 진단되었고 병원에서 혈압 측정 결과 고혈압으로 진단되어 고혈압치료제 투여를 권유받았음에도 이를 알리지 아니하여 이 사건 보험약관상 계약 전 알릴 의무를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보험금의 지급을 거절하면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하였고, 위 통지는 2022. 4. 7.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8 내지 11호증, 을 제1 내지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가지번호를 특정하지 아니하는 한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들 주장의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E는 원고를 직접 대면하지 아니한 상태에서 전화로만 가입절차를 진행하였고, 이 사건 고지의무란이 포함한 이 사건 청약서를 원고에게 송부하거나 원고의 서명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 원고에게 당뇨병 등 병력 유무를 확인하는 질문을 하지도 않았다. 또한 원고는 고혈압이 아니고, 이 사건 보험계약 전 진단 병명인 ‘합병증이 동반되지 않는 당뇨병’과 이 사건 보험계약 이후 진단받은 ‘뇌경색증’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없다. 그러므로 피고는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고, 유효한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뇌혈관질환 및 뇌졸중 진단비 1,000만 원 및 치료비 3,857,510원을 합산한 13,857,510원에서 뇌경색증 진단시점까지의 보험료와 환급금 합계 1,339,370원을 공제한 12,518,1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

E이 원고를 직접 대면하지 아니한 채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절차를 진행하였으나, E는 원고의 휴대전화로 고지의무의 내용이 명시된 이 사건 청약서를 송부하고 원고로부터 전자서명을 받았으며,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고지의무란의 내용을 모두 확인하였다. 그럼에도 원고는 이 사건 고지의무란의 질문 내용인 당뇨병, 고혈압 진단병력에 대하여 사실대로 고지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원고의 고지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적법하게 해지되었다.

3. 이 사건 보험계약의 해지 여부

가. 관련 법리

보험자는 보험계약을 체결할 때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보험약관에 기재되어 있는 보험계약의 중요한 내용에 대하여 구체적이고 상세한 명시·설명의무를 진다. 따라서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로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규정되어 있는 것을 되풀이하거나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 아니라면, 보험자가 이러한 보험약관의 명시·설명의무에 위반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한 때에는 그 약관의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대법원 2019. 1. 17. 선고 2016다277200 판결 등 참조), 보험계약자나 그 대리인이 그 약관에 규정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대법원 1996. 4. 12. 선고 96다4893 판결 참조).

보험자가 청약서에 기재하여 질문한 사항에 관한 고지의무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기 위하여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그러한 사항에 관한 고지의무의 존재를 알고도 고의로 또는 중대한 과실로 인하여 이를 알지 못하여 고지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실이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1. 11. 27. 선고 99다33311 판결 등 참조).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란 현저한 부주의로 중요한 사항의 존재를 몰랐거나 중요성 판단을 잘못하여 그 사실이 고지하여야 할 중요한 사항임을 알지 못한 것을 의미하고, 그와 같은 과실이 있는지는 보험계약의 내용, 고지하여야 할 사실의 중요도, 보험계약의 체결에 이르게 된 경위, 보험자와 피보험자 사이의 관계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 사회통념에 비추어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에 관한 증명책임은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보험계약을 해지하고자 하는 보험자에게 있다(대법원 2013. 6. 13. 선고 2011다54631, 54648 판결 등 참조).

나. 구체적 판단

  1. 이 사건 보험약관은 계약자에게 청약서의 질문사항에 대하여 사실대로 고지할 의무를 부여하고, 이 사건 청약서의 질문사항, 즉 이 사건 고지의무란에는 ‘최근 3개월 이내 의사로부터 질병확정진단, 치료, 투약 등을 받은 이력 유무’, ‘최근 5년 이내 10대 질병(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의사로부터 질병확정진단, 치료, 투약 등을 받은 이력 유무’를 기재하도록 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2019. 10. 25. 및 2019. 11. 11. D내과 의원에서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 비케톤성 당뇨병’으로 통원하며 진료를 받았는데,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를 고지하지 아니한 사실, 피고는 이러한 미고지를 이유로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한다는 통지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한편 피고는 2019. 8. 2.자 고혈압 진단의 미고지도 고지의무의 위반에 해당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앞서 본대로 원고는 2019. 8. 2.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고혈압이 의심된다는 결과를 받았을 뿐이고, 이를 이 사건 고지의무란에서 규정한 ‘질병확정진단’ 또는 ‘질병의심소견으로서 의사로부터 진단서 또는 소견서를 발급받은 경우’라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2. 그러나 앞서 든 증거, 갑 제8호증, 을 제1, 8호증의 각 기재, 감정인 I의 감정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증인 E의 증언은 믿기 어렵고, 제출된 증거만으로 피고가 ‘최근 3개월 이내 의사로부터 질병확정진단, 치료, 투약 등을 받은 이력 유무’, ‘최근 5년 이내 10대 질병(당뇨병, 고혈압 등)으로 의사로부터 질병확정진단, 치료, 투약 등을 받은 이력 유무’를 사실대로 고지할 의무(이하 ‘이 부분 고지의무’라 한다)에 관하여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는 이 부분 고지의무를 이 사건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고, 원고가 이 부분 고지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에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피고는 이 부분 고지의무의 위반을 이유로 원고와의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이 사건 청약서(을 제1호증)에는 아래와 같은 문구가 기재되어 있고, 이 사건 청약서 하단의 계약자 란에 원고의 서명이 되어 있다.

보험설계사는 계약 전 알릴의무 사항에 대한 수령권한이 없으므로 과거의 진단 또는 치료 사실 등 중요한 내용을 구두로만 알릴 경우 계약전 알릴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아 향후 계약이 해지되거나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할 수 있습니다.

보험계약자 A 은(는) 보험설계사 E (으)로부터 계약 전 알릴의무 위반시의 효과(계약해지, 보장제한, 보험금 미지급 등)에 대해 설명을 들었으며, 계약 전 알릴의무 사항에 대해 청약서에 사실대로 기재하였음을 확인합니다.

② E이 2022. 3. 30. 자필로 작성한 보험모집경위서(을 제8호증)에는 ‘2019. 12. 4. 원고의 자택에서 원고를 만났다’, ‘이 사건 보험계약 당시 이 사건 고지의무란의 내용을 구두로 설명하였고, 그 내용을 함께 체크하였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그러나 E은 원고를 만난 사실이 없다. E은 2022. 6. 2. 원고에게 전화로 ‘이 사건 보험계약은 대면이 원칙이어서 만난 걸로 이야기를 드렸는데, 안 만났다고 하면 불완전판매가 되어 보험(금 지급)이 안 된다’라고 하였다(갑 제8호증).

③ E은 이 법정에서는 ‘고객과 대면하여 전자서명을 받는 것이 원칙이지만 편의상 원고와 대면하지 않은 채 전화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진행하였다. 원고에게 이 사건 고지의무란의 질문사항을 물어 그 답변을 전산에 입력한 다음, 피고 소속 심사 담당자로부터 승인을 받고 나서 이 사건 청약서를 원고의 휴대전화로 전송하였다. 이후에는 원고가 본인 명의 휴대전화의 인증 절차를 거쳐 전송된 서류를 확인하고 서명하게 되어 있다’라고 증언하였다.

④ 원고가 이 사건 청약서에 직접 서명하게 되어 있다는 E의 증언과 달리, 감정인 I의 감정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청약서의 자필 서명 부분은 원고의 필적과 상이하다. 이에 따르면 원고가 이 사건 청약서에 서명하였다고 인정할 수 없다.

⑤ E이 원고에게 고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는 통화녹음 등의 자료도 존재하지 않는다. 2015년경부터 보험모집 업무에 종사한 E은 이 사건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미 상당한 경력이 쌓여 고지의무를 설명한 자료를 확보할 필요성에 대하여 충분히 인지하였을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E의 증언에 의하더라도 전화로 보험 모집을 하는 경우 녹취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보험계약자를 대면하도록 되어 있다.1 위와 같은 사정에 통화 녹취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을 더하여 보면, E이 원고를 대면하지도 않았음에도 이 부분 고지의무를 안내하였음을 입증할 녹취 등 아무런 자료를 남기지 않았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렵다.

⑥ E은 원고를 만나지 않았음에도 원고를 직접 만나 이 사건 고지의무란을 함께 체크한 것처럼 보험모집경위서를 작성하였다. E은 이 법정에서 원고를 대면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코로나19 때문이었다고 하였다가, 이 사건 보험계약의 체결 시점은 코로나19가 국내에 퍼지기 전이라는 점이 지적되자 잘못 답변하였다고 진술을 번복하였다. 이러한 E의 진술 태도에 비추어 보아도 그 내용을 쉽사리 믿기 어렵다.

⑦ 이 사건 청약서의 하단에 원고의 휴대전화 인증 시각이 기재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보험계약자의 신분 확인 등을 위하여 휴대전화의 인증절차를 거치기도 하고, 인증 이후 보험회사 측이 소지하는 태블릿 PC 등 전산장비를 이용하여 청약서 등에 서명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아니하며, 이 사건 청약서의 서명이 원고의 것이 아님은 앞서 살펴보았으므로, 원고 명의의 휴대전화 인증 절차가 있었다는 점만으로 원고에게 이 사건 청약서가 전송되었다거나 이 부분 고지의무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4. 결론

따라서 원고가 일부 병력에 대한 고지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측이 이 부분 고지의무에 대하여 그 명시·설명의무를 다하지 못한 이상,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자인 피고는 이 부분 고지의무의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2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으로 12,518,140원(= 뇌혈관질환 및 뇌졸중 진단비 1,000만 원 + 치료비 3,857,510원 - 원고가 공제를 자인하는 1,339,37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 다음날인 2024. 3. 15.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허준서(재판장) 윤혜원 권민정

판결문 원문보기

관련 판례

Footnotes

      1. 2.자 원고의 참고서면에 첨부된 이 사건 보험약관에 의하면, ‘통신판매계약(전화·우편·인터넷 등 통신수단을 이용하여 체결하는 계약)의 경우 회사는 계약자의 동의를 받아 전화를 이용하여 청약내용, 보험료납입, 보험기간, 계약 전 알릴 의무, 약관의 중요한 내용 등 계약을 체결하는 데 필요한 사항을 질문하거나 설명하는 방법으로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할 수 있다. 이 경우 계약자의 답변과 확인내용을 음성녹음함으로써 약관의 중요한 내용을 설명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1. 이 사건 보험계약이 유효하다고 보는 이상 원고의 나머지 주장은 판단하지 아니한다.